자기관리/HABIT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

반복하는 뇌 - 습관은 애쓰지 않는다.

쿠와와 2020. 12. 15. 17:18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적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의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천해야한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고기를 끊지 못하는 이유

 아침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쁘게 행동한다. 그래서 의식적 자아가 개입하기에 가장 불리한 환경이다. 대부분 무언가를 생각하고 판단한 겨를이 없다. 이처럼 아침식사의 모든 것이 상황과 맥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경우에는 습관이 길러지기 쉽다. 하지만 채소를 먹는 것은 아니다. 상황과 맥락을 구축하기 어렵다.

 

 이처럼 '아침을 챙겨 먹으려는 경향'도 습관이고, '고기보다 과일과 채소를 더 많이 먹으려는 경향'도 습관이다. 단지 전자가 후자에 비해 훨씬 더 강하게 작동할 뿐이다. 식사는 주로 비슷한 상황에서 행해지며, 보상을 기반으로 형성된다. 그런데 왜 어떤 식사 습관은 몸에 착 붙고, 어떤 식사 습관은 그렇지 않을까? 그 이유는 습관이 길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주기적으로 사람들의 식사 패턴을 분석한 결과 아침식사에 함유된 영양분은 그 양과 구성 비율이 늘 일정했으며, 언제나 비슷한 환경 조건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점심식사는 구내식당, 레스토랑, 사무실 등 먹는 장소에 따라 식사의 질과 양이 약간씩 달라졌다. 저녁식사는 좀 더 즉흥적이였다.

 이처럼 우리의 식사는 습관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패턴을 드러낸다. 이 중에서 특정한 '싱황 신호'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선택권을 어떻게 박탈하는지 알아보자.

 

대개 사람들은 스스로 음식의 양을 주체적으로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연구 결과 우리의 식사는 내부 신호가 아닌 접시 위의 남은 상대적인 양, 즉 외부 신호에 의해 중단됐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가 습관적 자아에 점령당했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실험이 있지만 생략하겠다.

 

그 결과는 참담하다.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도 습관처럼 행동하게 되고 계획을 세운 것을 지키지 못하게한다. 하지만 

습관적 자아에 점령당하지 않은 우리 삶의 일부분은 우리의 의지에 순응하고, 또한 새로운 습관 형성에도 순응한다. 그런 사람들은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지키는 습관을 갖추고 있었다.

 

끊임없이 재설계되는 뇌

뇌는 치밀한 설계에 따라 조립된 것도 아니고, 기발하거나 효율적이지도 않다. 그저 뇌를 이루는 여러 부위가 미치도록 놀라운 조화를 이루며 결합돼 있을 뿐이다. 뇌의 진화는 길고 지루했다. 뇌는 인류가 발전하며 아주 천천히 지금의 단일 기관으로 진화했고, 그에 발맞춰 새로운신경을 추가하고 정신 기능을 발달시켰다. 

 그렇다면 습관이 형성될 때 관여하는 뇌의 신경 네트워크는 어디일까? 

 

습관이 완전히 형성되기 전까지는 목표보상이 필요하다. 목표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 후 얻는보상은 다음에도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도록 부추긴다. 습관이 조금씩 구색을 갖추기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과정을 '학습'이라고 부른다. 즉, 학습이 반복되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굳건히 뿌리를 내리면 비로소 지속성이 창조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보상을 통한 학습을 경험할 때 우리 뇌는 어떻게 반응할까? 뇌에서 연상 고리로 알려진 신경 시스템이 활발해지는 모습이 포착된다. 이는 기저핵 중에서도 미상핵과 연관돼 있는데 이 마상핵은 중뇌와 전전두엽 피질과 함께 자기 제어, 계획, 추상적 사고 기능 등을 담당한다. 

 하지만 학습이 반복되어 '습관'으로 정착되면 뇌는 연상고리가 아닌 '감각운동 고리'의 신경 활동이 증가한다. 요점은 무언가를 시작할 때(학습)의 뇌와 무언가를 반복할 때(습관)의 뇌가 전혀 다르게 작동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그리고 각각의 영역은 자극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더 발달한다. 즉, 당신의 행동이 뇌를 재설계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당신이 일을 반복할수록 당신의 뇌 속에서는 새로운 신경 시스템이 계속해서 재구축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뇌의 재설계 덕분에 과거에 우리가 학습했던 것을 반복하면 그다음에는 좀 더 수행하기가 쉬워진다. 뇌가 그에 맞춰 조금씩 변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습관이 형성된다. 

 

매번 기병대를 부를 순 없다. ( 여기서 말하는 기병대는 의식적 자아임을 참고하자. )

지금까지 우리는 뇌과확을 통해 밝혀진학습과 습관의 분리성에 대해 알아봤다. 하지만 '목표'에 집중하는 신경 시스템과 '상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경 시스템은서리 긴밀하여 연결되어 있는 한편 함께 작동될 때가 많기 때문에 분리되어 있다고만 생각하면 안된다.

 

 여기서 한가지 실험을 해본다. 설탕의 단점을 충분히 인지시킨 후 참가자들에게 탄산, 주스, 물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1. 인지 능력을 고갈시키는 과제를 수행하고 난 후의 사람들은 원래의 습관대로 음료를 선택했다.

2. 과제를 수행하지 않았던 참가자들은 대부분 새로 습득한 지식을 참고해 신중하게 음료를 선택했다. 

-> 무언가를 주체적으로 판단할 여력이 아직 남았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인지 능력은 무한하지 않다. 두뇌의 힘을 사용하는 것은 너무나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 쓰면 쓸수록 고갈되고, 의식적 자아의 위력이 비로소 바닥을 보일 때 습관이 슬며시 등장해 우리의 행동을 장악한다. 

 

 의식적 자아는 목표 지향적인 위대한 탄생을 많이 만들어 내는 강력한 힘이지만 , 본질적으로 우리의 진을 뺸다. 금세 피곤하고 지치게 한다. 무언가를 계속 고민하고 선택하는 일은 엄청나게 큰 정신력을 소모한다.  게다가 모든 일에 의식적 자아를 동원할 수 도 없다. 우리가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일은 몇 가지에 불과하다. 어느 한 가지에 몰도하면 다른 것들은 어쩔 수 없이 간과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마음 속 깊숙한 곳에 자리한 비의식적 자아는 진을 빼지도, 정신력을 소모시키지도, 기회비용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생각하는 일'은 전투에서 기병대의 돌격과도 같다. 숫자가 엄격히 제한되어 있고, 팔팔한 말들이 필요하며, 오직 결정적 순간에만 동원해야 한다. 소수 정예 병력만으로 보병의 밀집대형을 무너 뜨릴 수 있고, 불리한 전세를 단숨에 역전 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그만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며 투입 시점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우리가 실행제어 기능을 행사할 때는 그 제어력의 행사가 상대적으로 쉽거나 그렇게 함으로써 얻게 될 보상이 충분히 중요하다고 판단될 때다. 이는 여러 대안 가운데 목표 달성에 가장 효과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각 대안이 초래할 비용과 편익을 비교하고 분석하는 기법이다.

 

 뇌는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임무에 대해 비용-편익 분석을 거쳐 자동으로 반응할지 아니면 의식적 자아라는 기병대를 소환할지 판단한다. 이것이 우리가 습관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실행제어 기능이 처리할 수 없는 임무에 대해서는 다른 영역의 힘을 빌려야 한다. 바로 습관 말이다. 그리고 습관은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