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관리/HABIT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

사회와 습관 -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쿠와와 2021. 1. 6. 23:16

물결이 찰랑이는 강변에서 물에 빠진 사람의 외침이 들린다. 나는 강에 뛰어들어 익수자를 물가로 끌어내고 인공호흡을 한다. 그러나 미처 수습하기도 전에 또 다른 비명이 들린다. 다시 뛰어들고, 끝없이 구조가 계속된다. 결국 대체 누가 상류에서 이들을 물속에 계속 처넣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존 매킨리-

 

실패는 당신 탓이 아니다.

우리가 자꾸만 인생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온전히 한 개인만의 책임이 아니다. 사실 인생의 거의 대부분의 문제는 개인적이지 않다. 사회 전체가 함께 부담해야 하는 짐이며, 동시대의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공공의 시련이 반영되어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시련을 습관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 개인의 습관이 아니라 모두의 습관으로. 이번 마지막 장의 주제는 한 사람의 습관이 아닌 여러 사람의 습관, 즉 습관의 사회화다. 

 

  리처드 세일러 교수와 캐스 선스타인 교수는 Nudge 라는 용어를 처음 제시했다. 그들은 주로 행동경제학 분야에서 활동했지만, 나는 습관 문제에도 같은 접근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우리가 처한 집단적 환경에서 '선택지'를 바꾸는 일이 현명한 사회 정책의 몫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조세 제도는 행동을 변화시키는 가장 기초적인 정책이다. 그들은 세금 정책을 비판하면서,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그들의 경제적 이익을 크게 해치지 않고도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는" 넛지를 활용한 정책 수정을 제안했다. 그들의 주장은 추진력과 억제력과 마찰력의 상호작용과 서로 연결되는 개념이다. 

 

ex) 스페인, 오스트리아, 싱가포르 -> 죽으면 자동으로 장기 기증 but 미국, 한국 -> 동의 의사를 표시해야 함 (넛지식 접근법은 전자이다.)

 

 넛지식 접근법의 장점은 어떤 일을 결정하기가 훨씬 간편해진다는 점이다. 습관의 형성 원리와 똑같다. 넛지식 접근법과 습관의 공통점은 무언가를 강제하는 대신 환경을 재조성함으로써 목표에 좀 더 쉽게 도달한다는 점에 있다. 바람직한 행동에 드는 노력과 비용이 줄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에서는 사람들이 더 쉽게 좋은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일상적 환경을 변화시키는 정부 정책을 고안해야한다. 수많은 정부와 국가 기관이 아직도 국민의 의지와 근면 따위에 너무나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서 '기대'라는 단어는 곧 '책임'이라는 단어로 고쳐 쓸 수 있다. 나는 정부의 이러한 기조가 실패와 파산의 원인을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돌리겠다는 암묵적인 의사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상황을 살짝 조정하거나 아주 간단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만들어주는 정책과 제도가 계속해서 나와야한다. 

 

왜 어떤 도시의 사람은 다른 도시의 사람보다 건강할까 

미국의 건강한 주와 그렇지 않은 주를 나누는 차이는 무엇을까? 콜로라도와 알래스카하면 스키, 암벽 등반, 카약 등 대단히 활동적인 스포츠가 떠오른다. 워싱턴 D.C 는 도시 걷기, 자전거, 조깅 등 활기찬 도심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반대로 루이지애나주와 웨스트버지니아주는 상대적으로 매우 정적이다. 이러한 이미지의 차이가 도시의 건강 수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모든 걸 설명할 수 없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지역 주민들또는 주민 자치, 지역별 스포츠 프로그램 현황등이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2005년 뉴올리언스에 큰 허르케인이 강타한 적이 있었다. 10만 명에 가까운 이재민을 만들었는데 이들은 다른 주로 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비슷한 환경의 주로 간 사람들은 채중이 변화하지 않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체중이 4키로 정도 찐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건강과 체련에 미치는 하나의 영향력 요소만을 따로 고립시킬 수 있기 떄문이다. 그 요소는 바로 '동네에 걸을만한 여건이 갖춰져 있느냐' 여부였다. 

 

 뉴욕에는 현재 1600KM가 넘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설치되어 있으며 미니애폴리스에는 약 82KM의 자전거 전용 고속도로인 그랜드 라운즈 시닉 바이웨이가 있다. 미네소타주는 악명 높은 날씨에도 주민 5프로가 이 도로를 이용해 출퇴근한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보통 처음에는 천천히 시작되지만 한번 가속하면 순식간에 주변으로 확산된다. 여러 혁신적 제도가 느리게 흡수되는 이유는 우리가 다른 대안을 고려할 기회를 갖기도 전에 오래된 습관이 마음속에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혁신이 일상에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이런 변화가 일어난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한다. 안전벨트 착용은 정부에서 착용 의무를 입법화한 1980년대에 화서야 운전자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습관으로 정착했다. 14장에서 살펴봤듯이 무언가를 반복하는 행동은 또 다른 행동을 낳는다. 안전벨트를 착용하던 사람은 안전벨트 착용 법이 정해지지 않은 뉴햄프셔주에서 운전할 때도 자연스럽게 안전벨트를 착용한다. 무의식이 그렇게 시켰기 때문이다.

 

 구글이나 니체 등 수많은 데이터 기반 기업이 지역의 통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웹상에서 대중에게 공개한다. 이 방대한 수치를 통해 당신은 새로운 동네에서의 삶이 어떨지 짐작할 수 있다. 이사를 갈 때 내 삶이 어떻게 바뀔지 기대하거나 두려워하는 사람은 있어도, 내 습관이 어떻게 변할지 염두에 두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우리 몸에 가장 선명하게 각인된 습관 중에는 이른바 지도(Map)효과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는 것이 많이 있다. 거주하는 지역내 주류 상점의 개수에 따라 주민들의 음주 습관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살펴봤다. 주류 상점의 밀도가 증가하자 음주 횟수도 증가했다. 

 

 문론 이사할 때마다 동네 주민들의 평균 음주량과 흡연율을 따질 수 는 없다. 설사 알아본다고 해도 그 조사 결과가 이사 지역을 선택하는 데 큰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사는 곳을 선택할 때 대개 삶에 영향을 끼치는 외부 환경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조건만을 고려한다. 인생의 목표를 좀 더 수월하게 이룰 수 있도록 자신의 습관을 변화시킬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리는 것이다. 

 

식사량조차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사람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 과거를 되풀이하는 벌을 받는다" 나는 우리가 날마나 식탁 앞에서 벌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식품 산업은 계속 폭발적으로 팽창하고 있고 소비자의 몸무게 또한 함께 성장하고 있다. 즉 식사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식당에서 제공하는 식사량은 두세 배 늘었다. 더 많이 먹는 것이 매우 간편해지고 적게 먹는 것은 대단히 어려워졌다. 우리는 그저 주는 대로 먹는다. 어쨌든 이미 우리 식탁에 올라와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는 어느 식당에 갈것인지, 집에서 식사를 할것인지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식사량을 통제할 수 있다. 이미 가게에 들어갔다면 어떤 사이즈의 음식을 주문할 것인지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이때 기본값은 생산자가 포장해놓은 용기의 크기뿐이다. 우리는 식품 기업이 정해놓은 그 '양'을 반드시 따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뇌가 위보다 휠씬 늦게 포만감을 감각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지 굳이 설명 안해도 잘 알 것이다. 따사서 우리는 좀 더 과감한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 

 

 캘리포니아주 버클리는 설탕이 들어간 음료에 추가 세금을 부과했다. 음료에 들어간 설탕 28g당 1센트를 세금으로 걷어갔다. 소비자는 설탕이 들어간 음료를 집어 들었다가 보건 당국이 자신을 위해 준비해둔 작은 선물을 발견하곤 질색하며 음료를 도로 냉장고에 넣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시간이 갈수록 설탕이 들어간 음료가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추과 과세'를 통해 인식하기 시작했다.

 

즉 어떤 선택이나 행동에 무시하기 힘든 벌칙이 부과되고 그것이 일상적으로 반복되면 집단 전체는 무의식적으로 그 행동을 회피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러한 행동을 사회 바깥으로 몰아내려고 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변화의 신호를 기민하게 읽어낸다. 사회의 표준이 바뀌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 변화에 순응하는 것이다. 

 

 실망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이것은 거대한 변화의 첫 응답일 뿐이다. 제도와 정책의 변화가 개인의 건강에 미칠 영ㅎㅇ은 이제 서서히 우리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